장 우 진 개인전

돌을 던지는 힘

2017. 02. 18 – 03. 19

전시작가
장르
전시기간
리셉션
장소
입장료/관람료
관람시간 및 휴관일
장 우 진 / Jang Wujin
설치, 컬러프린트 / Installation, Color print
2017. 02. 18 (토) – 03. 19 (일)
2017. 02. 18 (토) 오후 5시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4길 14-8, 스튜디오148
없음
화-토 13:00-18:00 / 일,공휴일 휴관
Introduction

집을 나서 장신구와 세공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선 구시가지로 걸어가는 길목에는 반드시 지나야만 하는, 부서진 건물의 잔해와 돌조각들이 흩어져 있는 공터 몇 개가 있었다. 이러한 공터들에는 고양이들이 무리를 지어 어슬렁대는가 하면 적게는 5살 정도부터 많게는 8살 정도까지로 보이는 어린 꼬마들이 십 수 명 모여 있는 경우도 있었다. 눈이 크고 속눈썹이 긴, 아직 학교 갈 나이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이 꼬마들은 집 근처 공터에 모여 시간을 보내다 우리들이 지나가는 것을 발견하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주위를 맴돌며 작은 돌 조각들을 던졌다. 일부러 맞히려고 던지는 것은 아니었는지 혹은 어린 아이들이라 던지는 힘이 부족해서인지, 돌은 대부분 발치에 떨어졌지만 간혹 몸이나 다리에 맞기도 했다. 공터를 벗어나야만 꼬마들이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돌이 날아올 때는 그저 걸음 속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었다. 운이 없을 때는 하루에만 두 무리의 아이들에게 돌 세례를 받기도 했다.

리비아에서 살던 유년기의 이러한 기억을 더듬어볼수록, 당시에는 단순히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났던 아이들의 행동은 의문거리로 다가온다. 돌을 던지는 것은 아이들이지만 그 어린 꼬마들이 외지인에게 돌을 던지게 만드는, 뒤에 숨어있는 힘은 무엇일까? 아이들을 행동을 이해해 보고자 나는 리비아에 대해 다방면으로 조사를 하다 식민시대와 자원수탈, 독재로 이어지는 그 가혹한 역사에 놀란다. 그리고 2011년의 ‘아랍의 봄’ 당시 NATO군이 눈엣가시였던 카다피를 제거한 이후의 끝없는 내전으로 반 폐허가 된 리비아의 사진들. 서방은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선 리비아에 몇 달간 폭격을 가했었고, 힘의 공백 속에 리비아가 IS의 소굴이 되어버린 현재에도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 어느덧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기억 저 편의 분쟁지역이 되어 버린 이곳에서 아직도 어떤 아이들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수백만 마리의 찌르레기 떼가 머리 바로 위로 날아 지나가는 장면에 경이감을 느끼며 하늘을 쳐다볼 것이다. 하지만 그 하늘에는 새만이 아닌, B-2 스텔스기 역시 아이들의 시야에 스쳐 들어왔을 것이란 상상을 한다. [비행금지구역]은 이처럼 하늘을 뒤덮는 새떼의 뒤로 기하학적 형태의 스텔스 폭격기가 불현 듯 지나가며 경이가 두려움으로 바뀌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는 돌을 던지던 아이들을 이해하고자 하는데 하나의 단초가 된다. 다만 아이들의 행위를 단순히 이러한 국제 정세와 연결 지어 외세에 대한 아름다운 저항으로 해석하는 것 역시 무리가 있다. 이는 부모 세대의 외국인에 대한 반감이 아이들에게도 맹목적으로 스며든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돌을 던지는 것은 고양이를 괴롭힐 때에도, 그리고 다수가 힘없는 여인을 단죄하는 용도로도 이용이 된다. 어쩌면 돌을 던지는 것은 그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 단순 놀이일지도 모른다.
기억의 불완전성 때문에 과거의 경험은 시간이 갈수록 이미지가 아닌 감정과 단어들로 치환이 되어 버린다. 때문에 이미지의 재구성을 위해 나는 언어화된 기억의 심상에 의존하여 인터넷 검색으로 이미지들을 찾게 된다. 그 결과 [돌을 던지는 힘]은 당시 아이들의 신체 제스처와 표정에 대한 막연하게 남아있는 인상을 바탕으로, 인터넷에서 찾은 리비아 아이들의 얼굴과 신체 부위들을 부분부분 따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꼬마들의 이러한 몽타주 적이고 불완전한 형상은 과거의 기억이 현재에 재구성되고 이해되는 방식과 연관될 뿐 아니라 아이들을 익명화 시키는 한편 그들의 상처를 상기시키는 역할도 한다. 한 손에 돌을 든 채로 관객을 응시하는 꼬마들 중 하나는 돌을 던질지 말지 주저 하는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 스스로도 왜 돌을 던지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듯이 말이다.